2019.12.15 (일)
[블록워치 김지우 기자] 최근 1인 가구 증가 및 배달 앱 서비스 발전으로 외식업계는 활기를 되찾은 모양새다.
수치상으로만 봤을 때도 배달 앱 시장규모는 최근 5년 동안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로 인해 같은 외식업계 중에서도 배달을 전문적으로 하지 않는 일반 음식점의 경우 당장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이라고 한다.
자영업자 김모 씨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배달 음식을 염두에 두고 작은 분식점을 열었지만 곧 문을 닫게 생겼다고 전했다.
김모 씨는 "한 달에 100~200만 원 가져갈 바에는 굳이 가게에서 씻지도 못하고 하루에 10~12시간 일을 해가면서 벌어봤자 본전도 못 벌어들인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특히 "(울트라콜 광고) 8개를 하고 있어요. 수익은 없는데 매출 올려보겠다고 깃발(광고) 또 올리면, 광고료 더 나가버리면 (제가) 더 가져가는 돈이 없으니까"라고 말해 구조적인 문제를 꼬집었다.
다시 말해 배달 앱 업체로 나가는 비용이 지나치게 불어난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실제로 김모 씨의 말에 따르면 주변에 잇따라 생긴 배달 전문 식당들과 경쟁하면서 음식값의 3~6%까지 떼는 수수료에 주문을 늘리기 위해 광고비로 매달 70만 원이 더 들어갔다.
현재 배달 앱 중 상위 랭크를 달리고 있는 배달의 민족 앱의 경우 월 8만 8천 원을 내면 식당의 주소지 주변 소비자에게 광고가 노출되는 빈도를 늘려준다.
이렇듯 돈을 더 내면 고객으로부터 앱을 통한 노출이 늘어나니 자본력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식당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조인 것이다.
반면 돈이 없는 주변 소형 음식점들은 상대적으로 노출 기회가 떨어져 배달 손님을 뺏기게 되고 매출을 늘리기 위해 광고를 더 구매하면 수익성이 낮아지는 악순환이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이성훈/세종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배달 앱도 어떻게 보면 공공재와 같다"라며 "자영업자에 군림하기보다는 자영업자와 함께 갈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업계가 제안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외식업계는 최근 원자잿값 인상 등 여러 가지 악재로 인해 지지부진하다가 배달 앱 서비스가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며 활기를 되찾았다.
하지만 배달 앱 서비스를 통해 외식업계 전체의 생태계가 향상됐다고 하기에는 구조적 모순이 많은 실정이다.
자칫 잘못하면 배달 앱 서비스가 업계 내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는 악재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상생의 방향을 모색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