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40년 만에 ‘블루 스크린’ 퇴장…이제는 ‘블랙 스크린’ 시대

오랜 역사 끝낸 ‘블루 스크린 오브 데스’
윈도우 사용자라면 한 번쯤 경험해봤을 악명 높은 ‘블루 스크린 오브 데스(BSoD)’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1985년 윈도우 첫 버전부터 시스템 오류 발생 시 나타났던 파란색 오류 화면을 공식적으로 퇴장시키고, 블랙 배경의 새로운 오류 화면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기존 블루 스크린은 심각한 시스템 오류로 인해 컴퓨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화면으로, 밝은 파란 배경에 오류 코드와 함께 때로는 슬픈 얼굴 ‘:(’이 함께 표시됐다. 이제 이 화면은 윈도우 11 버전 24H2부터는 검정색 배경과 함께 보다 간결해진 메시지로 대체된다.
더 간단하고 직관적인 오류 화면
새롭게 바뀐 ‘블랙 스크린 오브 데스(BSoD)’는 오류 발생 시 화면에 간결한 문구와 함께 재시작 진행률이 백분율로 표시된다. 슬픈 얼굴 이모티콘은 사라졌으며, 메시지 길이도 줄어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러한 변경이 단순한 시각적 변화가 아닌 윈도우의 복원성과 보안을 높이기 위한 ‘윈도우 회복력 강화 프로젝트(Windows Resiliency Initiative)’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새로운 블랙 스크린은 오류 발생 원인을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멈춤 코드(stop code)와 문제를 일으킨 시스템 드라이버 정보를 함께 제공한다. 이를 통해 IT 관리자는 디버깅 프로그램 없이도 빠르게 문제를 진단할 수 있게 된다.
빠른 복구 기능도 도입
윈도우 11의 향후 업데이트에서는 단순히 오류 화면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빠른 기기 복구(Quick Machine Recovery)’ 기능도 함께 추가된다. 이 기능은 특히 대규모 장애 상황에서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기능을 통해 IT 관리자의 복잡한 수동 개입 없이도 자동으로 문제 해결 패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는 2024년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 사고 이후 추진된 것이다. 당시 글로벌 보안 솔루션의 문제로 수많은 윈도우 기반 시스템이 일제히 다운되면서 항공사, 기업, 병원 등이 큰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사건을 계기로 윈도우의 안정성과 복구 속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다.
재시작 속도, 2초로 단축 목표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시스템이 적용되면 오류 발생 후 PC가 복구되기까지의 시간을 평균 2초 이내로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단순한 배경색 변경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사용자 경험 개선과 동시에 기업의 IT 인프라 운영 효율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