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차세대 AI 칩 설계 완료 임박… FSD 구독 모델 개편으로 수익성 강화 나선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설계를 마무리 짓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의 수익 구조를 전면 개편하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면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테슬라의 반도체 위탁 생산을 맡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한편,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는 완전자율주행(FSD) 옵션의 일시불 구매를 중단하고 구독형 모델로 전환하며 새로운 가격 정책을 모색하고 있다.
‘AI5’ 칩 설계 막바지, 삼성 파운드리 가동률 청신호
업계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최근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테슬라의 차세대 두뇌인 ‘AI5’ 칩 설계가 거의 완료되었으며, 후속 모델인 ‘AI6’ 개발도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현재 9개월 단위의 빠른 설계 주기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AI7, AI8 시리즈까지 로드맵을 구체화하고 있다. 자체 개발된 이 칩들은 자율주행 차량뿐만 아니라 휴머노이드 로봇, 테슬라의 슈퍼컴퓨터인 ‘도조(Dojo)’ 등 다양한 미래 사업의 핵심 부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러한 테슬라의 행보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테슬라는 이미 지난해 삼성전자와 약 23조 원 규모의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의 2~3나노급 초미세 공정을 통해 테슬라의 차세대 칩을 생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I5 및 AI6 물량이 테일러 공장의 주력 생산 품목이 될 가능성이 높아, 메모리 반도체 호황과 맞물려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부문 적자 축소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외적인 경영 환경은 여전히 변수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내 들며 자국 내 생산 기지 구축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의 TSMC와 미국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이 미국 내 설비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가운데, 삼성전자 역시 현지 투자를 진행 중이지만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FSD 일시불 구매 폐지, 구독 경제로의 전환
하드웨어 혁신과 더불어 테슬라는 소프트웨어 판매 전략에서도 중대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미국 시장에서 FSD 기능을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옵션을 웹사이트에서 삭제하고, 월 구독 형태로만 이용할 수 있도록 정책을 변경했다. 이는 고가의 초기 비용 장벽을 낮추고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그러나 현재 월 99달러인 구독료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FSD의 채택률은 약 12%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머스크 CEO가 자신의 새로운 보상 패키지 조건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 수치를 대폭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테슬라로서는 소비자가 납득할 만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서도 수익성을 극대화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요금제 다각화 시나리오: 기능별 차등화와 기간제 도입
이에 따라 테슬라 차주들 사이에서는 FSD 구독 모델의 구체적인 가격 정책에 대한 다양한 제안이 쏟아지고 있다. 상당수 소비자는 현재의 99달러가 여전히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며,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월 49달러에서 69달러 선으로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격 인하 외에도 서비스 등급을 나누는 ‘티어(Tier)제’ 도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운전자가 지속적으로 전방을 주시해야 하는 ‘관리 감독형(Supervised)’ FSD와 향후 도입될 ‘비감독형(Unsupervised)’ 완전 자율주행의 가격을 차등화하는 방식이다. 또한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만을 선택해 결제하는 맞춤형 요금제나, 사용 빈도에 맞춰 일일(약 10달러), 주간(약 30달러), 연간(999달러) 이용권을 도입하는 시간제 요금 모델도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