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패러다임: 5060 세대의 새로운 무기인가, Z세대의 위험한 지팡이인가
AI의 거센 물결, 도구와 의존 사이의 줄다리기 증기기관차에 맞서 바위를 뚫던 존 헨리의 전설을 기억하는가. 인간 불굴의 의지를 보여주며 기계와의 대결에서 승리했지만, 그는 결국 기진맥진해 쓰러지고 말았다. 오늘날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급격한 확산 속에서 많은 대학생들이 이와 비슷한 자신만의 버전을 경험하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셋과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인터넷의 방대한 정보를 긁어모아 새로운 텍스트, 이미지, 코드, 비디오를 생성해 내는 이 기술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일으키는 중이다. 간단한 프롬프트 몇 줄이면 과제 전체를 완성해 내는 탓에 교육 현장에서는 표절과 학문적 진실성 훼손이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학 캠퍼스를 휩쓴 챗GPT, 편리함의 이면 노던콜로라도대학교(UNC)를 비롯한 여러 교육 기관들은 AI 기술의 사용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기보다는 교수 재량에 따라 허용 여부를 결정하도록 권고한다. 흥미로운 점은 교수가 사용을 엄격히 통제하더라도 학생들의 접근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이다. 에세이 작성부터 수학 문제 풀이, 방대한 전공 서적 요약까지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답변을 내놓는 챗GPT는 이미 학생들 사이에서 일상적인 도구로 자리 잡았다. 물론 생성형 AI가 인터넷에서 긁어모아 내놓는 결과물이 항상 정확한 것만은 아니다. 그렇기에 학업을 단순히 기계에 떠넘기는 것을 넘어, 이를 학습을 보조하는 진정한 도구로 활용하려는 자성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스페인어 교육을 전공하는 2학년 퀸텐 릭스(Quinten Riggs)는 AI를 활용해 스터디 가이드를 만들거나 긴 읽기 과제를 효율적으로 요약한다. 그는 “AI의 부상과 향후 활용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학계의 많은 사람들이 이를 맹목적으로 의존하는 목발처럼 쓰는 것과 달리, 나는 이를 철저히 유용한 도구로써 활용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아가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많은 단순 노동 작업들을 AI가 혁신적으로 덜어줄 것으로 전망했다. 프론트레인지 커뮤니티 칼리지 간호학과 1학년인 레시카 에스코바르(Llesica Escobar) 역시 과제 보조 목적으로 AI 기술의 유용성에 깊이 공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과제를 단순히 AI로 대체해 버리는 동급생들의 행태에 대해서는 릭스를 포함한 많은 학생들이 좌절감과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생 2막을 여는 열쇠, 5060 신중년의 AI 무장 캠퍼스 내 청년층이 AI의 윤리적 활용을 두고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이,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현업에서 물러난 50~64세 이른바 ‘신중년’ 세대에게 AI는 인생 2막을 설계하는 가장 강력한 기술적 무기가 되고 있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BRT 환승센터에 문을 연 ‘세종시 신중년 AI 디지털 일자리센터’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하나금융그룹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업과 연계해 조성된 이 센터는, 기존의 단순 직업교육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신중년층이 평생 축적해 온 풍부한 직무 및 사회 경험에 최신 AI와 디지털 역량을 결합시켜, 실질적인 기술 기반 재취업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내는 데 중점을 둔다.
기술 기반의 일자리 창출, 선순환 생태계 구축 올해 센터는 중장년층의 직무 적합성을 고려해 AI 디지털 라벨러, AI 콘텐츠 마케터, AI 강사, AI 이커머스 관리자 등 8개의 전문 기술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작년 11월과 12월 두 달간 디지털 마케터 시범 과정을 거쳐 철저한 운영 준비를 마쳤으며, 약 160명의 신중년을 선발해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교육 수료가 곧바로 실무 일자리 연계로 이어지도록 체계적인 플랫폼을 갖추어 취업 성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세종시와 하나금융그룹의 이번 협력 모델은 단순히 기술 교육에 그치지 않고 취업과 지역 정주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자칫 기술 소외 계층으로 밀려날 수 있었던 중장년층을 디지털 혁신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이끄는 전국적인 선도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